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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

복수

 

 나는 한번 원한을 품으면 아주 오랫동안 잊지 않는다. 1년이건 2년이건 당한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 개중엔 15년 이상 된 눅눅하게 해묵은 것들도 있는데, 잔을 닦는 바텐더 마냥 항상 깨끗하게 기억을 갈고 닦는다. 갈무리 하면 할수록 더 깊어지고 선명해지는 원한...ㄲㄲㄲ

 보통 원한이라는건 내가 힘이 부족할 때 더 잘 생기게 마련이다. 힘이 부족하면 별 수 있나. 후일을 기약하는 수 밖에 없지... '두고보자' 는 놈 안 무섭더라는 옛말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옛말이다. 난 두고 두고 빈틈이 생길때까지 성실하게 그리고 꾸준히 지켜보는 타입이다. 보복이라는 것은 농사와 같아서 잘 익은 후에 수확해야 그 의미가 더해지는 법... 놀이터 모래성은 완성하기 직전에 부숴야 최강이라는 것이다!!! '아 이제 조금만 더 하면 완성이야!! 이제 끝이 보인다..ㅠ' 하는 순간에 부수는게 최고라는거.

 아무튼 성공적인 보복을 위해선 꼬투리를 잡힐일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대단히 도덕적인 삶을 산다. 내가 주로 하는 일은 기타 연습, 운동, 고기, 노역, 독서, 글쓰기... 한가할 때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조용한 곳에서 친구들과 사악한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 뭐... 유일한 비행이라면 가끔 합주 끝나고 치킨에 맥주 한잔 마시는 거나 운전 하면서 하는 욕 정도 인가. 담배도 끊었다. 물론 당구나 도박도 안한다. 마약은 김치말고 손대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다. #대마초_합법화_반대한다. 게임도 다 사서 함. 아무튼 이런 이유로 적이 되면 참으로 상대하기 껄끄럽기 그지 없을 것이다. 털어서 안나오는 사람 없다고 하는데 털어도 나올게 없다. 물론 당장은 나를 이길 수도 있겠지... 하지만 네가 우연히 다친다거나 실수를 하는날이 없을거라는 장담은 어떻게 할 수 있지...? 불행이라는 것은 밤손님처럼 소리없이 그리고 파도처럼 한꺼번에 찾아온다는걸 명심하자.

 한 번 연을 맺은 사람들과 매우 오랫동안 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도 뭐 여기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굳이 적으로 돌려서 좋은점이 없다. 아군에게는 한없이 상냥하고 자애롭기 그지없지만 친하게 지내면 맛있는 것도 잘 사주고 잘 해주는데 뭣하러 피로하게 적이 된단 말인가? ㅎㅎㅎ. 그런 점에서 인터넷에는 정말 바보같은 녀석들이 많다. 나중에 어떻게들 감당하려고 그러는지 원...